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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죽는 소리 하더니… 상반기 순익만 무려 1조4000억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수수료율 인하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부가서비스 등 각종 고객에 제공했던 각종 혜택을 대폭 줄인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1조4000여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익 1조5000여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어서 카드업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체 순익도 무려 2조50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전업 카드사의 당기 순익은 1조4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20억원에 비해 무려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팔아 받은 5350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전년 동기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하지만 에버랜드 지분 매각도 카드사 자산 운용 실적이라는 점에서 카드사의 정상 순익이다.

카드사별 순익은 에버랜드 지분을 판 삼성카드가 690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4232억원), KB국민카드(968억원), 현대카드(904억원), 롯데카드(827억원), 비씨카드(67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 순익은 전년 동기(875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6000억원이나 폭증했다. 또 롯데카드는 170여억원, 비씨카드는 150여억원, 신한카드는 40여억원 늘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에도 이 같이 엄청난 순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등으로 순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변명과 함께 포인트, 할인 등 부가 서비스를 절반 이상 줄이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기존에 혜택이 많았던 제휴카드는 없애고 있다.

삼성카드는 28일부터 제휴카드인 `LIG 티클래스앤오일삼성카드'와 `LIG 티클래스앤오일삼성카드-패밀리' 발급을 중단한다.

신한카드는 12월말부터 `온세텔레콤-신한카드' 발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SK카드는 자사 카드를 많이 쓰지 않으면 혜택 자체를 누릴 수 없도록 했다. `매일더블 캐시백', `BIGPOT오일', `VIVA', `다음다이렉트' 카드는 기존에 3개월 동안 30만원만 사용해도 주유·영화·외식 할인 등이 됐으나 내년 2월부터는 매월 30만원 이상을 사용할 경우만 혜택을 준다.

롯데카드도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 서비스를 기존에는 3개월간 30만원 이상만 쓰면 됐으나 내년부터 매월 20만원씩 사용해야 혜택을 주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30일부터 모든 카드에 공통으로 입장권 20% 할인해주던 `허브 힐즈' 서비스를 종료한다.

현대카드는 기업이미지 홍보와 고객서비스를 위해 개설했던 서울 심장부에 있는 명동 파이낸스숍을 오는 28일 문을 닫기로 했다. 파이낸스숍은 현대카드가 제공하는 부대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고 카드의 신청과 재발급, 고객 휴식 등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어왔다.

매년 카드 사용 증가로 인해 카드사의 매출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수료율 인하를 핑계 삼아 고객의 혜택을 마구잡이로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