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글로벌 경제·금융 불안에다 내수 위축 등의 여파로 은행권의 이익이 올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조 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 최대의 순이익 11조 8000억 원에 비해서 약 24% 줄어든 것이다.
은행 순이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6조 9000억 원, 2010년 9조 3000억 원, 2011년 11조 8000억원으로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순이익이 줄어든 탓에 자산 증가에도 올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5%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은행권 이익의 급감이 부실채권이 늘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데다 내수 위축으로 이익 기반이 약해지는 등 국내외 경기 불황과 밀접하게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은 올해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은행권이 `잘 나가던' 시절은 지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은행은 6월 말 현재 1.51%인 부실채권비율을 연말까지 1.3%로 낮춰야 해 충당금 부담이 더 커진다.
여기에 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한 `바젤Ⅲ'가 당장 내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이익을 내는 데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해 자본을 2.5% 더 쌓는 `자본보전 완충자본'을 내년부터 적용하고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도 저울질 중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올해 금융회사들의 배당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일부 외국계 은행처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고배당을 강행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말 몇몇 은행이 중간배당을 시도할 수 있다"며 "미래를 등한시한 부(富)의 사외유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