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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가구주 소득보다 지출 많은 `적자가구' 급증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품 등 필수소비 비중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연령별 소비구조 변화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가구주가 30대와 40대인 가계에서 적자가구의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30대와 40대 가구주의 적자가구 비중은 2011년 21.8%, 28.6%로 20년 전인 1991년보다 각각 9.8%포인트, 10.5%포인트씩 늘었다. 60세 이상 가구주 가운데 적자가구 비중은 30∼35%대를 유지했다.

적자가구 비중이 늘어난 것은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가계의 실질처분가능소득증가율은 1991∼1995년 사이 4.1%였으나 2006∼2011년에는 1.1%로 3.0%포인트나 하락했다. 특히 60세 이상 가계의 실질처분가능소득증가율은 같은 기간 4.5%에서 -0.1%로 무려 4.6%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를 반영해 민간소비증가율은 2009년 3분기 이후 12분기 연속으로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을 밑돌았다.

보고서는 "고령 가계는 소득증가세 둔화에 따라 소비지출도 적극적으로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청·장년 가계는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웃도는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민간소비 부진이 장기화한 가운데 인구구조 고령화 진전으로 향후 소비부진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소비지출이 적은 고령가구 비중이 확대된 탓에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 50세 이상 가구주의 비중은 1990년 15.2%에서 2011년 42.5%로 크게 확대됐지만 29세 이하 가구 비중은 15.0%에서 1.9%로 축소됐다.

소득 대비 소비 수준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1991년 73.3%에서 2000년 76.6%로 상승했으나 2000년대 들어선 77%대에서 머물렀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소비성향이 70.1%(1991∼1995년)에서 75.2%(2000∼2005년)로 올라섰으나 이후 75.2%(2006∼2011년)로 정체를 보이고 있고, 60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84.8%(1991∼1995년)에서 79.6%(2000∼2005년), 76.4%(2006∼2011년)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가계소비에서 의식주 등 필수적 소비의 비중은 축소됐지만 선택적 소비비중은 확대됐다.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비중은 1990년 26.3%에서 2011년 13.4%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교통·통신·교육비 지출은 1.5∼4배가량 확대됐다.

특정 연령대별로 비중이 크게 늘어난 선택적 소비품목은 60세 이상 가구의 경우 보건 관련 지출이 8.6%(1990년)에서 11.7%(2000년)로 비중이 높아진 반면 40대는 교육비 비중이 12.8%(1990년)에서 20.7%(2011년)로 커졌다.

보고서는 고령가구의 증가로 인한 소비부진을 해소하려면 고령인구의 경제활동 참여기회 확대, 노후 소득보장 강화 등을 통해 고령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60세 이상 고령인구를 겨냥한 예방중심의 의료정책 도입 등 특정연령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문에 대한 차별화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