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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금융지주 발표한 서민금융지원·금융소비자보호 방안 살펴보니…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조작 의혹, 대출서류 조작, 학력 차별 대출, 횡령 사건 등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신뢰가 추락한 국내 6대 금융지주사들이 신뢰 회복을 위해 서민금융지원과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내놨다.

이는 지난달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신한·우리·KB·하나·산은·농협 등 6개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들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지만 기존 방안의 재탕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지주사들이 내놓은 대책은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지원 ▲금융소비자 보호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 ▲수출 및 투자부문 지원 ▲금융권 신뢰회복 ▲금융시스템 안정 등에 초점을 맞췄다.

신한금융은 서민금융 지원 방안으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새희망홀씨대출'과 미소금융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 운영하고 있는 청년드림대출, 대학생 고금리전환대출도 신뢰회복 방안에 포함했고, 새희망홀씨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고객을 위한 `새희망드림대출'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또 금리결정 체계와 운영의 합리성, 투명성 문제와 관련해 가산금리를 포함한 금리체계, 금리결정 시스템 등 금리 전반을 개선하기로 했다. 예컨대 소액여신에 대한 가산금리를 폐지하고, 가계대출 금리 체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지원 방안으로는 지난달 29일 출시한 신한챌린저신설법인대출 등 3종 세트를 내세웠다.

우리금융은 지난 11일 발표한 금융권 최초의 `세일 앤드 리스백'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광주·경남은행에까지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주택담보대출 1주택 보유 채무자를 대상으로 주택소유권을 신탁하는 대신 기존의 채권채무관계를 해소하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임대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여신관련 수수료 폐지와 가계대출 금리 상한선 인하, 가계주택담보대출 설정 최고액 인하 등 각종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기존 발표 내용을 포함했다.

새희망홀씨대출과 미소금융 사업의 대출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거나 한도를 늘려 계속 이어가겠다는 종전의 방침도 그대로 담았다.

KB금융은 오는 24일 KB국민은행 영등포지점에 서민금융상담창구를 신설하고, 청년 기업인의 창업 지원을 위해 'KB청년창업펀드'와 함께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 15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대출금리인하펀드'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새희망홀씨대출, 바꿔드림론을 활성화하겠다며 금리를 2%포인트 내리거나 대학생 고금리전환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재탕했다.

농협금융은 또 1개월 내에 만기가 도래한 대출 가운데 기한 연기가 어려운 대출을 할부 상환대출로 전환해 장기 연체를 막기 위한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9월 중에 도입키로 했다. 최근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업인과 주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책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도 만들어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 제도를 재활용하는 선에 그쳐 `속 빈 강정'이란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준법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하고 대출서류 관리 적정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금융소비자 보호 및 서민금융 관련 10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기로 하고 2010년 만들어진 금융소비자보호센터를 수석부행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KB금융은 소비자보호실을 금융소비자보호부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지주회사 임원을 소비자권익보호 담당 최고책임자로 지정하고, 계열사별로 전담조직을 신설·확대 개편하는 한편 관련 최고책임자를 임원급으로 지정해 서민금융 소비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키로 했다.

KDB금융은 그룹 차원의 소비자 보호 관련 내규를 제정해 보호 업무 점검 및 보고 체계를 수립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민원처리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주중에는 서울 여의도 본점에 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주말에는 8개 거점지역에 주말 금융상담 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이밖에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금융 불안에 따른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부실 여신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외화조달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데 노력키로 했다.

또 시장성 양도성 예금증서(CD)발행을 활성화하고, CD금리 연동대출 취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CD 발행과 유통시장 정상화 및 대출금리 안정화에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