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경기 불황과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추석소비 규모가 줄면서 차례상도 간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리 조리된 간편식 제수음식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부 600여명을 대상으로 올 추석 소비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0.3%가 '작년보다 추석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 56.8%는 '차례상을 준비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런 설문 조사의 결과를 반영하듯, 24일 롯데마트가 본격적으로 명절 준비가 시작되는 추석 1주일 전 시점의 한우와 조기, 사과 등 28개 제수용품의 가격을 구매 담당자를 통해 자체 추정한 결과에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 차례상은 작년보다 약간 줄어든 총 19만4970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완제품 형태로 나와 간편하게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전, 나물, 송편 등 간편 조리음식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 조리음식은 저렴한 가격에 간편한 조리법, 요리시간 절약 등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어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가 2009년부터 선보인 '손으로 만든 모듬전'(3~4인분)의 경우, 설·추석 명절전 10일간 매출규모가 2010년 전년 대비 23% 증가한 데 이어 2011년 41%, 올해 설 59% 등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모듬전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동태전, 고기완자전 등의 재료인 동태와 다짐돈육의 매출은 각각 6%와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이에 따라 올해에는 간편식 제수음식의 상품 종류를 2010년 2종에서 2010년 4종, 올 추석에는 12종으로 대폭 늘렸다.
꼬치산적, 동태전, 고기완자전 등 차례상에 올릴 대표적인 전들을 모아 2~3명의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제수용 모듬전'을 6690원(470g)에, 고기 완자전, 버섯 완자전, 모듬전, 녹두전, 해물파전 등을 2~3인분(300~540g) 분량으로 3980~5480원에, 쑥 찐송편, 호박 찐송편 등 송편 4종(600g)을 5700원에 각각 출시했다.
롯데마트도 추석을 앞두고 간편 조리식품의 물량을 20% 가량 확대해 준비했다.
이마트 최혁 바이어는 "불황과 명절풍속의 변화 탓도 있지만 제수음식이 손이 많이 가는 반면 고유의 맛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간편하게 즐기는 쪽으로 소비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