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저가형 추석선물 '맞춤형'이 대세

[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저가 선물에도 '스타일'이 있어야.."

25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에 따르면 불황의 여파를 반영한 저가 추석선물 세트 가운데 '맞춤형' 상품이 올해 유달리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 바구니에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골라 담는 이른바 세상에서 하나뿐인 '햄퍼(Hamper.바구니)'형 선물의 매출이 크게는 세자릿수까지 늘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10만원대 실속형 '과일 햄퍼 선물세트'가 지난해보다 102%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선물받는 사람의 성향을 고려해 원하는 과일만 골라 보낼 수 있고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와인도 햄퍼 바람이 거세다.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 'Choose Taste'라는 와인 햄퍼 세트를 선보였다.

20여종의 와인 중 2~3개의 와인을 골라 선물하는 이 선물은 특히 10만원 미만의 가격대가 큰 인기를 끌어 56%의 매출 신장률을 올렸다.

올해 처음 선보인 '크레센도 햄퍼세트'도 판매 사흘만에 포장세트가 동나 급하게 추가 입고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올리브 오일, 발사믹 소스 등 100여종의 천연 조미료를 고객이 원하는 만큼만 골라 선물할 수 있다. 4만~5만원으로 가격대도 저렴하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프리미엄 수입 식품 브랜드인 딘앤델루카의 햄퍼 세트가 이 상표 전체 추석 선물 매출의 80%를 차지했다.

딘앤델루카는 추석 선물 세트 본판매를 시작한 지난 14일부터 열흘간 추석 선물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처음 선보인 'DIY' 햄퍼 세트가 매출 급증에 결정적 기여를 한 셈이다.

딘앤델루카 햄퍼세트는 '브렉퍼스트', '아메리카 패밀리 디너', '트러플 매니아' 등 총 9가지 방식으로 구성이 가능하다.

롯데백화점도 축산, 선어 등 신선식품 맞춤세트를 판매한다.

정육의 경우 갈비, 등심, 안심, 채끌, 불고기를 원하는 부위만 맞춰 선물할 수 있고, 선어는 전복, 새우, 갈치를 등급별 시세대로 섞어 구매할 수 있다.

사과, 배도 비중을 조정한 맞춤 세트 구성이 가능하다.

백화점측은 이런 세트를 구성하면 기존 선물세트보다 5~10% 정도 가격을 아낄 수 있다면서 아직은 전체 매출의 2~3% 수준이지만 해마다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는 와인 선물세트를 맞춤형으로 구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와인을 고르면 미리 제작되어 있는 고급케이스 안에 넣어주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추석 행사기간 와인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롯데마트에서는 28.4%, 이마트에서는 9.7%나 증가했다.

특히 롯데마트에서는 낱개로 판매하는 와인을 최대 30% 할인하고 있어 맞춤 세트를 선택하면 가격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마트업계에서는 올해 추석 전체 와인 선물세트 중에 맞춤형 세트를 선택하는 소비자 비중이 30%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맞춤형 한우 선물세트 역시 인기다.

이마트[139480]는 등심, 국거리, 갈비 등을 스테이크용, 구이용, 국거리용, 불고기용 등으로 제품을 나눴다. 중량도 0.7kg, 1.4kg 중 고객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이 세트는 현재 냉장 한우 선물세트 매출의 80%까지 차지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고객이 원하는 부위와 가격대에 따라 맞춤 세트를 구성해 판매해 현재까지 한우세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5%나 늘었다.

이마트 프로모션팀 김진호 팀장은 "불황 탓에 실속을 최우선으로 한 맞춤 선물세트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며 "운영상품 수를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