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안철수 대선 후보는 2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안 후보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가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기록했다.
안 후보는 참배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사저로 이동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 취임 몇 달 전, 따로 만나뵐 기회가 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때 자신에게 대선후보 후원회장직을 제안하려 했었다고 밝혔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안 후보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원래는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부탁하려고 했는데 전날 밤 (안철수 후보의) 책을 다 읽고 나니 후원회장을 시키면 안 되겠다, 마음고생을 하겠더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또 2000년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 이후 열린 한 전시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방문한 데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소프트웨어를 선물하려 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소프트웨어는 돈을 내고 사야 한다"면서 직접 구입해 갔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국민대표로 초청받아 참석했으며,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부인 김미경 교수와 딸이 봉하마을에 내려와 몇 시간을 기다려 참배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권 여사는 안 후보에게 "잘하고 계시다. 건강 잘 지키시고 앞으로도 잘 하셔달라"고 격려했으며, 환담 이후에는 직접 뜰과 집 내부를 안내했다고 유 대변인이 전했다.
안 후보는 배웅하는 권 여사에게 "다시 꼭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
안 후보는 권 여사를 면담하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고, 정말 진심을 갖고 사람을 대해준 분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이날 방문이 야권의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고 이번 대선의 주요 풍향계인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안 후보는 이날 방문의 의미에 대해 "현충원을 다녀온 연장선상"이라며 "(문 후보와의 단일화 등) 정치 관련 말은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