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재벌개혁의 기수', `재벌 저승사자', `삼성 저격수' 등으로 불려온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27일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안 후보의 경제정책과 관련,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최근 강연 등을 통해 안 후보의 `경제 멘토'로 거론됐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향해 "신자유주의를 도입해 이 지경을 만든 그가 아무런 사과 없이 다시 나온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누가 이 전 부총리의 정계 진출을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 등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던 진보 성향 경제학자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사촌 사이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생 교수로,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경제민주화와 정의로운 시장경제를 꿈꾸는 삶을 살아왔다"며 "안 후보가 정의롭고 공정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데 일조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장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주립대 얼바니대학원 경제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 박사를 거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 자문위원, 한국증권학회 이사,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참여연대 활동 등을 통해 학계 및 시민사회 영역에서 재벌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1997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은 뒤 삼성 계열사간 부실·부당 거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기업구조 개선, 소액주주 운동 등을 이끌었으며, 1998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13시간 넘게 계열사간 부당거래 문제를 공격한 일화는 유명하다.
또 2000년 6월에는 법학교수 등 42명과 함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3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려온 `한국 산업지배구조 개선펀드'를 주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장하성 펀드'란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투명한 이사진을 구성하는 등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장 교수가 주도해 만들어 지난 2006년 8월 출시됐다.
장하성 교수의 누나는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장하진 전 장관이다. 장 전 장관은 지난 4·11 총선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서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낙천했으며,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