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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넘었던 '연리 4% 이상' 정기예금 상품 1년만에 자취 감춰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연리 4% 이상의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시중은행에서 사실상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5% 이상의 이자는 이미 완전히 사라졌고 4% 이상도 전체 수신에서 점하는 비중이 겨우 1%대에 불과, 사실상 저금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4% 이상의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은 30% 수준에 달했고, 올 4월까지도 20%대를 유지했지만 5월 이후로 급락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여수신 비중'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월 말 현재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수신금리는 연 3.19%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기준금리(연 3.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 12월 말 32.4%에 달했던 연 4% 이상 정기예금의 비중도 올해 8월 말 현재 1.6%에 불과해 이제는 `고금리 상품'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의 비중은 지난해 말 30%를 넘었지만 올해 들어 1월 28.5%로 30%선이 무너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2월 21.5%, 3월 23.9%, 4월 20.7% 등 20%대는 유지했었다.

그러나 5월 들어 13.0%로 급격히 떨어지며 10%대로 줄어들었고, 6월에는 8.8%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이후 7월 4.1%, 8월 1.6%로 추락을 거듭, 앞으로는 이 상품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4% 이상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 비중이 1%대인 것은 사실상 `제로'와 같다고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5% 이상의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의 비중은 이미 올해 8월 말 0.0%가 됐다. 이 상품의 비중은 2011년 6월 1.2%였으나 이후 7월부터는 비중이 0.1%로 급격히 떨어져 이후 0.1%와 0.0%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어 사실상 지난해 7월부터 이 상품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1∼2년 새 시중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은의 기준금리가 지난 7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낮아진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동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예금상품의 비중이 이처럼 급격하게 축소된 것은 자금 사용처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연구위원은 "시중에 유동성은 많지만 정작 은행이 자금을 굴릴 곳이 없어 고금리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수익성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굳이 고금리 예금상품을 만들어 내놓을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당분간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도 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 예금금리는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의 고금리 상품이 사실상 사라짐에 따라 금융 소비자들도 앞으로 손안의 돈을 굴리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