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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유럽부도위기국에 1조1000억원 투자… 원금은 더 많을 듯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재정 위기로 인해 부도 위기에 몰린 유럽국가에 투자한 국민연금 기금의 잔고가 1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학영(민주통합당) 의원은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에 대한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잔고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3728억원이라고 4일 밝혔다.

국가별 투자 금액은 스페인이 322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탈리아(356억원), 아일랜드(104억원), 그리스(43억원) 등의 순이었다.

대(對) 스페인 대체투자는 ▲인프라 2127억원 ▲부동산 749억원 ▲사모펀드 349억원이며, 이탈리아는 ▲부동산 141억원 ▲인프라 123억원 ▲사모펀드 92억원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아일랜드와 그리스에서는 사모펀드에 각각 104억원과 43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대체투자란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투자상품을 통칭하는 용어로,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사기업투자펀드, 벤처투자, 원자재투자펀드 등을 포함하며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위험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여기에다 전통적 투자상품인 주식과 채권까지 더하면 국민연금의 유럽 재정위기국가 투자 잔고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국민연금이 국회에 보고한 유럽 재정위기국투자 내역에 따르면,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에 대한 주식·채권 투자액은 7200억원이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6월말 기준 장부 잔고로, 원금은 이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나 국민연금공단은 원금 규모 공개를 거부했다.

최근 2년간 유럽 재정위기가 부상하면서 스페인 등의 부동산 가격은 수십 퍼센트씩 하락, 이에 연동된 투자상품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의원실은 "대체투자는 상대적으로 고위험인 경우가 많아 큰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눈덩이처럼 불어날 해외 투자규모에 걸맞은 운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