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의 동력인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4분기 수출 전망이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코트라에 따르면,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지난달 바이어와 각국 주재 상사 직원 21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분기 수출선행지수는 전 분기보다 3.3포인트 하락한 50.7을 기록해 2010년 1분기(50.7)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기준치(50)는 상회해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선행지수는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 동향을 토대로 수출경기를 예측하는 것으로, 수치가 50 미만이면 이전 분기보다 수출이 부진하고 그 이상이면 반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KOTRA는 수출회복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수입국 경기지수를 꼽았다. 바이어 및 주재상사 근무자들의 현지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수입국경기지수가 전분기 45.1보다 2.6포인트 하락한 42.5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경쟁력지수는 3분기와 동일한 58.4포인트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가격경쟁력지수도 0.1포인트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중국·일본 제외, 55.6), 중남미(55.4), 중동(54.5),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 53.7), 북미(52.9) 등은 비교적 선방하겠지만, 일본(46.4)과 중국(44.7)으로의 수출 여건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원지로 그동안 수출이 부진했던 유럽(45.6)은 지난해 4분기 수출이 15%가량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올 4분기에는 감소폭이 크지 않아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고 남미도 지수가 소폭 올라갔다.
품목별로는 주력 수출품목인 무선통신(60.3), 철강(53.9), 석유화학(53.2), 석유제품(51.2), 자동차(50.7), 자동차부품(50.2) 등의 수출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도체(49.2), LCD(47.1), 가전(44.8), 일반기계(43.7) 등은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섬유(47.3)는 전분기 대비로는 지수가 개선됐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가 올해 세계교역 증가율을 2.5%로 낮출 정도로 글로벌시장 위축정도가 심각하다"며 "수출 지역과 품목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수출이 양호한 아시아, 중동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