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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짜리 중국산 골프채, 17만원짜리 미제·일제로 둔갑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개당 2만원짜리 중국산 골프채를 미국·일본산으로 둔갑시켜 시중에 17만원에 팔던 업자가 붙잡혔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올해 1~8월 수입 골프채 원산지 표시 단속을 벌여 중국산 골프채를 미국산이나 일본산으로 표시해 61억 원어치를 유통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인터넷 판매업체 등에서 거래하려다가 적발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업체 대표 A씨(남·51세)는 지난달 일본 N사의 아이언 등 중국산 골프채 2500개(시가 7000만원 상당)를 일본·미국산으로 표시해 인터넷 판매업체에 공급하다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세관에 검거됐다.

A씨는 골프채에 인쇄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원산지 표시를 화학 약품을 사용해 지우거나 중국산 표시 스티커를 뗀 후 원산지를 일본·미국으로 인쇄하는 방식으로 원산지 표시를 위반했다.

이 업체는 개당 약 2만원에 수입한 중국산 골프채를 `원산지 세탁'을 거쳐 개당 6만원에 인터넷 판매업체에 넘겼으며, 판매업체는 정가 23만원짜리 골프채를 할인 판매한다고 홈페이지에 광고하면서 수입 단가의 8배를 넘는 개당 17만원에 유통했다. 이렇게 해서 690여개의 골프채가 판매됐다.

세관은 현장에서 적발된 아이언 등 골프채 원산지를 중국으로 다시 올바르게 표시해 판매토록 해당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세관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골프용품은 일본·미국 제품이라도 가격이 지나치게 싸면 원산지 표시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