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국내 10개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이 단 한 명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4년반 동안 신규채용한 직원 중 여성 비율은 25% 수준에 머물렀고,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의 여성채용 비율도 1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10개 공공기관의 등기임원은 총 61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노정란 이사 한 명뿐이었다.
또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인력 채용비율도 전체 공공기관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6개월 동안 10개 금융 공공기관이 신규채용한 정규직 임직원 1413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9%(356명)로 같은 기간 288개 공공기관 전체 여성 채용비율(44.65%)보다 19.46%포인트나 낮았다.
기관별로는 코스콤과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여성 채용비율이 각각 15.0%와 18.39%로 가장 낮았고 한국예탁결제원(23.53%), 한국자산관리공사(24.46%), 신용보증기금(27.71%)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채용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기업데이터(36.36%)였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채용비율과 전체 공공기관 평균간 격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금융 공공기관들이 여성 채용비율을 대폭 줄였던 것이 주된 이유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채용비율은 2007년만 해도 36.71%에 달했지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15.51%로 반 토막이 났고 이후 2010∼2011년 동안은 26% 내외를 보이다가 올해 상반기 들어서야 36.49%로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
반면, 전체 공공기관의 여성채용 비율은 2008년 50.44%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하락해 올해 상반기 41.28%를 기록했지만 금융 공공기관과 같은 급감세는 보이지 않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양인숙 연구위원은 "경기 악화로 인력운용의 효율성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니 여직원을 적절히 충원하지 않은 결과"라면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여성인력 활용이 후퇴하고 이것을 우선 과제로 여기지도 않아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 공공기관에서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 힘든 까닭에 대해서는 "능력에 따라 여성도 임원이 될 수 있다지만 여성에 대한 진입장벽이 여전한 탓"이라며 여성임원 할당제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