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은 8일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내정된 것과 관련, "선대위 핵심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 영입한 인사가 비리 연루자라면 쇄신위를 설치해놓고 정치쇄신한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면서 한 전 고문이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려울 때 원칙을 지키면 결과가 좋을 수 있다"면서 "위원회와 후보의 의견이 다를 때에는 후보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것이 쇄신의 본질을 흐리는 원칙의 문제이거나 후보의 이미지에 결정적 감표요인이 될 때에는 직을 걸고 충언을 드릴 수 밖에 없다. 충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쇄신의 동력이 상실돼 쇄신위는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 전 고문을 영입할 경우) 쇄신을 아무리 외쳐도 그런 분이 있는 한 진정성만 의심된다"면서 "그분들이 이러한 뜻을 받아들이기를 간곡히 권하고 그것이 후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또 "쇄신특위는 지난 토요일 긴급 위원회를 열어 만일 새로 영입한 분이 어떤 중요한 직책으로 임명된다면 저와 위원 상당수가 사퇴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면서 "그동안 저와 쇄신위는 후보를 도와 깨끗한 정치와 정부를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후보와 당, 국민을 위해 진심으로 정치쇄신 작업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당초 회견문에 한 전 고문의 이름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5일 한 전 고문이 박 후보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지구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은 정치쇄신특위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한 점으로 볼 때 `새로 영입한 분'은 한 전 고문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 직후 "한광옥 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대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되면 토요일 쇄신특위의 의견대로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여기 회견문에 그리 돼 있는 것 아닌가. 저뿐만 아니라 상당수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쇄신특위 위원 다수의 조건부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가 이 문제와 관련해 안 위원장과 연락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받은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의견 조절 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 전 고문이 선대위에서 직책을 맡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어쨌든 어떤 역할을 담당해 TV에 자꾸 나가는 것이 후보를 위해 좋다고 여러분들은 생각하느냐"고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아직 어느 정도 (선대위 인선이) 진행됐는지 모르지만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더라. 조정도 가능하다"고 말해 박 후보를 향해 내정 철회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