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 현실을 보다 종합적으로 파악, 현행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물가 간의 괴리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물가지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업무현황 보고에서 "소득분위별 소비지표와 실제 소비 비중 등을 고려, 가중치를 변경해 적용하는 새로운 보조 물가지수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에서 구입한 각종 물건과 서비스 등 516개 품목을 넣은 시장바구니의 금액기준 시점인 2000년(100)과 비교해 수치화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수준의 향상이나 식구수의 변동, 자녀의 성장에 따른 소비와 지출규모의 변화는 포함되지 않아 보조 지표를 살펴 종합적인 물가 상황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이 검토하고 있는 지표는 각 경제주체의 실질 소비행태 변화를 반영하고 실제 구매(량)에 맞춰 가중치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특징인 GDP 민간소비지출 디플레이터의 월별 지수 `민간소비지출가격지수(PCEPI)'로 소비행태 변화에 따른 대체 편의를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고가 물품은 가격이 바뀌면 그에 맞춰 판매량이 크게 달라지는데도 현행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러한 변동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새 재표는 지수에 반영되는 품목의 범위를 늘려 나날이 변하는 소비행태를 더욱 정교히 반영하는 장점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새 물가지수는 현행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완하고 보다 정교한 통화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현행 소비자물가지수는 여전히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연말까지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출입물가지수의 기준년을 개편하고, 내년에는 산업연관표의 2010년 실측표를 작성할 계획이다. 2014년까지 국민소득 및 국제수지통계의 국제기준 이행을 추진키로 했다.
가계대출 추이에 대해서는 "올해 들어 은행과 비은행 모두 증가세가 둔화했다"면서 "그러나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소폭 올랐다"고 지적했다. 연체률 상승은 집단대출 연체 증가, 경기 둔화 때문이다.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0년 0.7%, 2011년 0.7%를 유지하다가 올해 1∼8월에는 0.9%로 올랐다. 특히 올해 8월 연체율은 1.0%로 치솟았다.
외화차입 여건에 대해 한은은 "올해 9월 들어 외화건전성이 좋아졌고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이 올라 차입여건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외화보유액은 올해 8월 말 현재 사상최대치인 3169억달러다. 단기외채 비중도 올해 1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단기외채 비중은 2011년 3월 40.2%, 2011년 9월 35.4%, 2011년 말 34.2%, 2012년 6월 33.8%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