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잇따른 태풍으로 치솟았던 채소가격이 상추와 시금치 가격이 최고점을 찍었던 8월말보다 90% 하락하며 사실상 제자리로 돌아오는 등 한달만에 안정세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유통업계와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8월말 태풍과 폭우 탓에 채소 산지의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커져 폭등했던 채소값이 한달여 기간 동안 일조량이 좋아진 영향으로 출하량과 가격이 사실상 정상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추 적엽(상품·4㎏)의 가락시장 도매가는 지난 8월29일 무려 9만8157원까지 치솟아 `삼겹살에 상추를 싸먹을 판'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지금은 89.9%나 떨어진 9908원에 거래되며 사실상 제자리로 돌아왔다.
시금치(특·4㎏)도 9만5362원에서 1만336원으로 89.2% 내렸고, 애호박(특·20개)은 9457원으로 82.3% 하락했다.
이 밖에 오이, 깻잎, 감자도 최고가를 기록했던 8월말에 비해 각각 75.3%, 54.3%, 24.6% 하락했다.
이들 채소류의 도매가는 현재 지난해 시세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이며, 이 같은 내림세는 앞으로도 2~3주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도매가 시세가 반영돼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채소류 가격도 시금치는 한단에 1650원으로 8월말보다 61.6% 내리는 등 일제히 하락했다.
이 같은 채소류 가격하락은 최근 큰 일교차가 엽채류와 과채류 생육에 최적조건으로 작용해 생산량이 늘어난데다 경기위축으로 전반적으로 채소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배추와 대파 등 김장 채소는 고랭지 지역의 폭염으로 물량이 급감해 가격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마트 채소팀 김동현 바이어는 "태풍으로 출하량이 급감하고 명절수요까지 맞물려 급등했던 채소 가격이 최근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당분간 채소류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