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라디오 연설 100회를 맞아 `희망 국민과의 대화'를 주제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서민을 청와대로 초청해 진솔한 얘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여러분의 이야기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포기하고 싶은 분들에게 용기를 주는 게 아닌가 싶어 그런 뜻에서 여러분을 초대했다"며 말했다.
이날 라디오연설은 그동안 이 대통령이 혼자 출연해 연설했던 것과는 달리 취업에 성공한 노숙인·고졸 취업 직장인·20년간 부산에서 해산물을 팔아온 상인 등 20명이 출연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사연을 소개한 김신승(광주마이스터고 3학년)군은 "전문계 고교라는 좋지 않은 편견도 있었지만 일찍 자리 잡아 부모님께 부담을 덜어 드리고 싶었다"면서 "이제는 엄청 좋은 회사에 다니니까 모두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박선자 씨는 3남매를 키우던 중 남편을 잃고 가진 돈마저 사기를 당해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때를 떠올리며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가 `엄마 우리 아무리 힘들어도 죽지 말고 같이 살자'라고 했었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이후 박 씨는 국가자격증으로 바뀐 요양보호사를 취득해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털어놓았다.
노숙자로 지내다 지금은 번듯한 회사에 취업했다는 황대로씨는 `노숙인 쉼터'에서 정부의 취업 프로그램을 추천받고 반신반의했지만 참가하고 나서 어려운 노숙생활을 벗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런던 장애인 올림픽 사격에서 2관왕을 차지한 박세균 선수는 "청주시청이 장애인 실업팀을 창단하고, 거기에 입단해 생활고나 훈련비 등의 부담이 없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부산의 한 재래시장에서 해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오혜점씨는 현 정부가 재래시장에서 유통되는 온누리상품권 사용을 권장해 지난 추석에 매출이 10%가량 올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의 사연을 들은 이 대통령은 "현재 위기가 오래갈 것 같지만 세계적으로 위기를 빨리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나라 7개 가운데 우리나라가 1위로 뽑혔다"면서 "현재는 어렵지만 한국에 대한 희망을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민에게 좋은 일도 많았지만 `우리 살림이 이 게 뭐냐', `나는 정말 어렵다', `나는 대학을 나왔지만 일자리도 없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국정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정말 잠이 안 올 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지난 4년을 보면 위기를 두 번씩이나 만났는데 온 세계가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냥 절망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계속 가면 터널의 끝에 밝은 빛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일을 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00회를 맞이한 소회에 대해서는 "천안함 사태가 나서 46명의 우리 수병들이 아깝게 생명을 잃고 라디오 연설에서 이름을 부를 때 차마 못 부르겠더라"면서 "제가 일생 살아가면서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청와대 경내 상춘재 앞뜰 야외로 초청해 12일 녹화를 마쳤으며, 사회는 KBS 조수빈 아나운서가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