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美 스프린트 인수… 일본 3위서 세계 3위로

[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일본 3위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15일 미국 3위 이동통신 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이하 스프린트)의 지분 70%를 201억 달러(약 22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121억 달러는 스프린트사 주주에게 지급하고, 80억 달러는 스프린트사의 빚을 갚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지금까지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을 사들인 것 중 최대 규모다.

이번 인수와 관련해 스프린트 주주 총회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승인에 큰 장애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내년 중반까지 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로 매출 규모 기준으로 중국 차이나모바일, 미국 버라이즌에 이어 단숨에 세계 3위 이동통신사로 도약하게 됐다.

소프트뱅크-스프린트 양사를 합친 가입자수도 9000만명에 이른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포화상태에 이른 일본 시장을 넘어 미국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스프린트는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4G LTE(롱텀에볼루션) 무선네트워크 등을 확장해 미국 내 1, 2위 업체인 버라이즌, AT&T 등과의 경쟁에서 힘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스프린트사 인수에 대해 “소프트뱅크가 스마트폰이나 4G LTE 등 차세대 고속 네트워크의 노하우를 활용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모바일 인터넷 혁명을 전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더불어 스프린트의 인수가 성사되면 미국의 5위 통신사인 메트로PCS까지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PCS는 현재 4위 통신사인 T모바일과의 합병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성사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소프트뱅크가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면 소프트뱅크+스프린트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