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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18일 국제기구로 탈바꿈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현하기 위해 2010년 6월 설립된 '녹색성장 싱크탱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오는 18일 공식 국제기구로 거듭난다.

정부는 GGGI의 국제기구 전환이 우리나라가 녹색성장 거점국가로 자리를 굳히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GGGI의 역량과 투명성을 두고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GGGI는 오는 18일 국제기구 설립협정 발효에 따라 2년 4개월만에 비영리 재단에서 국제기구로 승격하고, 23~24일 서울에서 열리는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조직을 정비하고 국제기구로서 공식 출범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GGGI 국제기구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녹색성장 논의에서 더욱 주도권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기후변화기금(GCF) 사무국 유치까지 성공할 경우 녹색기술센터(GTC)에 더해 전략·기술·자본의 시너지 효과를 낼 '녹색 삼각형'을 구성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녹색성장이야말로 개도국의 관심사항인 '개발'과 '기후변화'라는 2가지 이슈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어젠다"라면서 "우리 국격을 높이고 사업적인 '컨벤션 비즈니스' 면모에서도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GGGI는 우리나라가 주도한 첫 국제기구는 아니지만 우리가 주도적으로 내건 의제를 바탕으로 유엔(UN)이나 다른 주변국의 도움 없이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기구가 출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GGI는 ▲새로운 성장모델로서 녹색성장 모델의 확산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 전략 지원이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각 국가·지역별로 맞춤형 녹색성장계획(GGP)을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주와 협력해 산림보존과 황폐화 방지 전략을 수립해 주고 있으며 캄보디아 정부와는 태양열 조리기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녹색성장 전파 사업은 2010년 에티오피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 불과했지만 현재 17개국 24개 프로젝트로 늘어났다.

정부는 GGGI의 국제기구 전환과 관련, "GGGI가 2년 만에 국제기구로 전환되는 것은 외교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한민국 소프트파워 외교의 쾌거"라고 자찬하고 있지만 남은 과제들이 적지 않다.

덴마크·가이아나·키리바시 등 3개 회원국이 GGGI 설립에 관한 협정 비준 동의안을 자국내 의회에서 비준함에 따라 GGGI는 국제기구화 요건을 충족했지만 정작 주도국인 우리 국회에서는 아직 협정안이 비준되지 못했다.

협정안은 현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상태로 본회의 의결까지 마치려면 갈 길이 멀다.

GGGI의 회계 투명성도 논란거리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는 GGGI의 예산 운용, 매킨지 의뢰 보고서, 설립과정에서의 절차상 문제점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고, 이틀 앞서 열린 3일 본회의에서는 GGGI에 대한 정부지원 예산의 회계집행 업무에 관한 감사요구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또 GGGI가 차기 정권에서는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국제기구로 출범한다고 해도 이제 막 아기가 태어난 셈이니 잘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