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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영구임대아파트 주민 20% '자살 위험군'… 4개월간 9명 목숨 끊어, 왜?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서울시의 첫 영구임대아파트인 마포구 성산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의 주민 5명 중 1명은 자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이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 넉 달 동안 9명의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포구는 지난달 5∼11일 1991년 서울시 SH공사가 처음 건립한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에 응한 2966명 가운데 19.4%인 576명이 '자살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이들 '자살 위험군' 중 60%가 넘는 348명은 자살 충동을 느꼈거나 실제로 자살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 고위험군에 속해 긴급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구임대아파트에는 현재 7개동에 4283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생활실태·복지욕구와 관련된 15개 문항에 1점씩 부여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고위험군은 합산점수 8점 이상, 위험군은 5점 이상이다.

구청 측은 정확한 조사를 위해 구청 사회복지담당자와 사회복지사 등 93명의 인력이 1주일간 투입됐고, 가정방문을 통한 대면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는 임대료가 저렴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경제적 소외계층에 인기가 높지만 입주자들이 소득수준이 높은 주변 주민들과 섞이지 못해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마포구청의 한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 예상대로 위험군의 비중이 높았다"라며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살예방 인력을 활용한 전문 사례관리와 소득창출 사업, 문화·여가활동 등을 지원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