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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출시 애플, 하청업체에 발목잡히나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애플이 아이폰5를 출시한 이후 부품공급 등의 문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팍스콘 등 하청업체의 단가 인상 요구와 미성년자 고용 문제 등으로도 골머리를 앓게 됐다.

◇ 팍스콘 등 애플 하청업체 아이폰5 하청 단가 인상요구

애플 아이폰5를 하청 생산하거나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애플측에 단가 인상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애플의 최대 하청 업체이면서 과중한 노동강도 등으로 폭력 시위, 근로자 자살 파문이 불거져 온 ‘팍스콘’이 주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팍스콘의 주도 아래 아이폰5 하청 업체들이 5~10%의 단가 인상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15일 전했다.

팍스링크, 라간 등 애플 부품공급 체인에 속해 있는 다른 업체도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팍스링크와 라간은 각각 휴대전화용 케이블과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이들 업체는 아이폰5 출시에 따른 시간 외 공장 가동 증가로 노동 비용이 비싸졌고 신 부품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 등으로 부담이 늘었다고 주장하면서 애플과 합리적인 이윤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일부는 애플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다른 완성 업체의 주문을 거절하는 ‘희생’을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5 한대를 판매하면 200달러(약 22만원) 이상의 이윤을 남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하청 생산업체나 부품 회사의 이윤은 애플 수익의 1%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 등은 애플의 성공 이면에는 과중한 노동 강도, 열악한 노동환경 등과 같은 납품공장의 ‘비참한 현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팍스콘 중국공장 등에서의 폭력시위 사태도 원청, 하청 업체 간의 이윤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 애플 하청업체 팍스콘, 인력난 심화에 미성년자 고용 ‘논란’

팍스콘의 산둥성 옌타이(煙臺) 공장에서 인력난이 심화되자 실습생이라는 명목으로 16세 미만 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을 대거 고용해 일을 시키고 있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공장은 지난달부터 시 정부의 협조를 얻어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관내 기술학교 학생들을 실습생으로 대거 받았다.

파견 기간은 한 달에서 석 달 사이인데, 한 학교가 최대 3000여명의 학생을 실습생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문제는 실습이라는 명분을 붙이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일반 근로자들과 똑같이 생산 라인과 물류 업무 등에 배치돼 일하는 등 노동력을 혹사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밤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일하는 야근조 근무도 예외가 아니다.

팍스콘이 실습생 명목으로 이처럼 대규모 미성년자 인력 고용까지 나서게 된 것은 최근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산둥성에서 가장 큰 외자기업인 팍스콘 옌타이 공장은 현재 8만여명이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2만여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하지만 미성년자 고용은 노동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팍스콘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하청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로, 중국에 100만명 등 전 세계 18개 나라에서 120만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광둥성 선전, 쓰촨성 청두 등 팍스콘 중국 공장에서는 2010년 이후 10여명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열악한 근로 조건으로도 악명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