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농민들의 생활고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의 비상임이사는 일반 농민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고액연봉에 호화 외유를 즐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김영록(민주통합당) 의원은 17일 "농협중앙회가 비상임이사에게 지급한 금액이 1인당 연간 86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내 1, 2위 기업인 삼성그룹(7481만원)과 현대그룹(8401만원)의 직원 평균 연봉보다 높은 것이다.
비상임이사는 상근하지 않고 한 달에 한두 차례 이사회에만 참석하는데, 한 달 내내 일하는 우리나라 최고 직장의 직원들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사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도 활동비 명목으로 연간 6000만원을 고정 지급하고,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50만원씩 출석수당을 준다"고 밝혔다.
또 "비상임이사 30명 중 80%인 24명이 조합장"이라며 "조합에서 받는 급여까지 합치면 억대의 연봉이 넘어 국내 100대 기업 임원급 급여에 맞먹는다"고 말했다.
더구나 농협 비상임이사 연봉은 최근 수년새 급격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비상임이사 활동수당은 2008년 4650만원에서 지난해 6000만원으로 29.0%, 출석수당은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66.6%나 인상됐다.
또 이들은 2010년과 올해 프랑스, 미국 등지에 1인당 1700만원이 넘는 경비를 들여 `선진 해외농업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농가소득 평균은 비료, 인건비 등 비용 상승과 농산물 가격 정체 탓으로 2008년 3050만원에서 2011년 3015만원으로 줄었다.
김 의원은 "농협의 주인인 농민은 점점 가난해지는데 농협 비상임이사들만 배부르게 하는 농협의 작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정부의 철저한 감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