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인천 송도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자 금융권이 GCF 사무국 유치로 발생할 직·간접 금융 거래를 선점하기 위해 점포 개설을 확정하거나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송도는 개발 가능성이 우수한데도 지금까지 은행 지점 개설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GCF 유치를 계기로 진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점포 담당자들은 GCF 유치에 대비해 송도 점포 전략을 이미 수립했으며, 현재 1~2개인 지점을 향후 7~8개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열이면 열 다 국제비즈니스 센터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상징성에 수익성까지 있어 들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점 개설에 가장 앞선 곳은 신한은행으로, 다른 은행들이 개설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 있지만 신한은행은 DCF가 입주할 아이타워에 12월 입주를 이미 확정지었다. 운이 따라준 결과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이 12월에 아이타워로 옮기면서 구역청 지점도 따라간다. GCF 사무소가 아이타워로 들어온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앞선 행보에 아이타워로 갈지, 다른 곳으로 갈지 저울질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송도 지점 이전·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송도에는 9개 은행, 17개 지점이 있지만 이제 막 개발 단계에서 면적보다 지점 수가 많지 않다.
대부분은 7~8년 된 아파트가 밀집한 곳에 있고, 최근 아파트형 공장이 있는 송도테크노파크에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지점을 개설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송도는 은행 점포 개설에 관심 지역이었는데 이번 녹색자금 유치로 더 관심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GCF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특화 기금으로, 지금 규모가 8000억달러(약 904조원)를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유력하다.
또 GCF 사무국의 주재원 숫자는 내년 300~500명, 2020년께 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연간 120여 차례 회의가 열려 수십만 명이 송도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은행권이 주재원을 잡기 위한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