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교수 "가수 싸이, 한국의 혁신사례… 스티브 잡스 나오려면 창업해야"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미국의 저명 학자인 스캇 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교수가 '강남스타일'과 '말춤'을 앞세워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가수 싸이에 대해 "한국인도 스스로 즐길 수 있고 서비스 중심의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혁신사례이며 기업가정신을 잘 반영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혁신·기업가 정신 분야의 석학인 스턴 교수는 2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주최한 `2012 산업혁신 서비스산업 선진화 국제포럼'에 참석, "싸이는 창조성, 예술성 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리더가 됐다. 한국인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MIT 내의 기업가 정신 육성 관련 센터인 `마틴 트러스트센터'에서 비즈니스 플랜 관련 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센터 원장이 학생들과 싸이의 춤을 췄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스턴 교수는 또 한국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혁신과 혁신클러스터가 중심이 돼야 하고 혁신 기반의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며 "한국이 이미 잘 하고 있는 제조업 분야를 진화시켜 서비스업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한국이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해선 기업가 정신 육성으로 정부 주도의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의 더 많은 실험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기업가가 된다고 하면 많이 축하해주는데 한국에서는 서울대 나와서 대기업 직원, 공무원이 되는 게 아니라 창업한다고 하면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면서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 나오려면 사회적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나 정책의 역할은 어떤 산업에 어떤 기업이 참여할지를 정해선 안 되고 기업 간에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비용 기준이 아니라 혁신이나 부가가치, 품질 등을 기준으로 특정산업 내 한국기업 간 경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