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코레일-롯데관광 갈등에 우려 표명한 질의서 보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1,2대 주주 간 다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등은 지난 12일 코레일에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개편에 관한 질의서를 보냈다.
이들 회사는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의 주요 출자사다. 드림허브의 최대 주주는 코레일, 2대 주주는 롯데관광개발이다.
FI들은 질의서에서 "이번 사업의 불확실성이 점점 확대돼 심각한 우려와 당혹감이 든다"며 코레일이 추진하는 단계개발론에 관한 세부 자료와 단계개발 전환에 따른 부작용 해소 대책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회사는 또 "이런 혼란의 시기에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032350] 간에 벌어지는 지분경쟁 등의 이슈로 이 사업의 문제와 심각성이 온 국민에 노출되고 있다"며 "사업 관계자와 주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어 주요 출자자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간접적으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은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을 중심으로 한 내부 갈등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허브의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의 경영권과 드림허브 증자 문제, 개발계획 변경 등을 놓고 정면 충돌한 상태다.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보유한 AMC 지분 가운데 옛 삼성물산[000830] 몫인 45.1%를 인수하는 방안 등을 지난 19일 이사회에 상정했지만 KB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 삼성물산, 삼성SDS 등 4개사의 불참으로 안건 처리를 연기한 바 있다.
연말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본금 고갈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어 국민연금공단의 위탁을 받아 총 1천250억원의 국민연금기금을 이번 사업에 투자한 이들 회사로서는 최악의 사태에 대한 염려가 크다.
미래에셋맵스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질의서를 보낸 것은 아니고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보는 수준"이라면서도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사이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일괄개발이 아닌 단계개발 전환이 꼭 필요하다며 세부 계획은 AMC 구조 개편 이후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 송득범 사업개발본부장은 "단계개발 변경안은 현재 총론만 나와있고 세부 계획은 나중에 AMC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이미 충분히 설명했다"며 "서부이촌동 보상금은 다른 곳을 먼저 분양해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