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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자산운용 수익 역대 최악… 위험 자산도 절반 육박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급락해 손보사들이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하면 돈을 떼일 우려가 있는 자산 비중도 50%에 육박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보험 영업마저 적자투성이라 손보사들이 비용과 채용규모를 줄이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5개 손보사의 2012회계연도 1분기(4~6월) 평균 자산운용 이익률은 4.43%로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1분기에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자산운용 이익률(5.1%)을 기록한 생명보험사보다 뒤지는 성적이다.

손보사 평균 자산운용 이익률은 2009회계연도 5.02%, 2010회계연도 5.11%를 기록하다가 지난해에는 4.59%까지 내려앉았으며, 올해는 여건이 더 나빠 4%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 4.56%, 현대해상 4.57%, 동부화재 4.55%, LIG손해보험 4.33%로, 이들 업계 `빅4'의 평균 자산운용 이익률도 4.53%에 그쳤고 빅4를 뺀 중소형사는 4.12%였다.

그린손해보험은 자산운용 이익률이 1분기에 -4.44%를 기록했고, NH농협손해보험(4.04%), 차티스(4.07%)는 간신히 4%에 턱걸이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주요 투자 대상인 채권, 주식, 부동산 등의 가치가 모두 하락한 상황이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4%에도 못 미치는 자산운용 이익률을 내는 손보사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보사는 평균 자산 규모가 생보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위기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일부 손보사는 도산할 수도 있다.

한때 주식에 많은 투자를 해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던 그린손보는 주식시장이 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퇴출 위기에 놓여 있다. 경영권이 예금보험공사로 넘어가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데, 다른 손보사들도 이 같은 신세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이 큰 위험 가중자산도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1분기 위험가중자산 비율은 47.24%, 현대해상은 44.96%, 동부화재는 51.84%, LIG손해보험은 58.34%로 빅4 평균이 49.52%에 달한다.

중소형사로는 현대하이카다이렉트의 위험 가중자산 비율이 61.1%로 가장 높고, 그린손보(56.11%)와 롯데손해보험(55.32%)도 위험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 손보사가 보험 영업에서 수익은커녕 적자를 내고 있어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에 빅4 모두 보험 영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로 수익이 감소하거나 손실을 봤다.

빅4의 평균 보험 영업은 189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 985억원 줄었는데,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은 각각 193억원, 51억원 보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84억원, 72억원의 보험 영업 이익을 냈으나 전년 동기보다 311억원, 54억원 급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손보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의 척도인 공시이율을 내리고 불필요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또 신입 공채 규모도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고, 일부 손보사는 명예퇴직 등을 권고하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