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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신고된 양재혁 전 삼부파이낸스회장 알고 보니 고의잠적… 부산서 검거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가족들에 의해 실종신고된 부산 삼부파이낸스 양재혁(58) 전 회장이 고의로 잠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2일 오후 5시25분께 남구 대연동의 한 커피숍에서 양 전 회장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커피숍 직원의 신고로 붙잡힌 양 전 회장은 경찰에서 납치·감금된 것이 아니었다고 진술해 고의로 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적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 동생과 아들에게 하모씨를 만나러 가서 연락이 두절되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기 때문에 실종신고를 하게 되면 경찰이 잠적한 하모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행방을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전 회장은 그동안 대구와 인천 등을 떠돌아 다녔지만 하씨는 만나지 못했다.

양 전 회장은 고의잠적과 북부경찰서에 접수된 고소사건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양 전 회장의 실종사건이 고의잠적으로 결론남에 따라 삼부파이낸스의 수천억원 자금 행방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전 회장은 13여년 전인 1999년 유사수신행위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혀 부산 서민경제를 뿌리채 뒤흔든 장본인이다.

양 전 회장의 가족은 양씨가 지난 7월13일 삼부파이낸스의 남은 자산 2200여억원을 관리하는 C사의 하모(63) 대표를 만나러 속초로 간다며 거주지인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고 지난 8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후 같은달 23일 대구의 한 대형마트 CCTV 화면에 평소 즐겨입는 개량 한복 차림으로 여유롭게 쇼핑하는 모습이 포착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