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애플이 23일(현지시간) 첫 7인치대 태블릿PC인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한 가운데, 애플에 팀 쿡 CEO의 색깔이 뚜렷해지고 있는 반면 스티브 잡스의 '혁신' DNA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9년 삼성전자의 7인치 갤럭시탭을 겨냥해 "7인치 제품은 (시장에) 도착하는 즉시 사망할 것(DOA·Dead on Arrival)"이라고 조롱한 바 있다.
하지만 팀 쿡 체제 하의 애플은 아마존 킨들파이어, 구글 넥서스7 등 7인치 태블릿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이 같은 잡스의 입장을 바꿔 7인치대 태블릿PC 출시를 결정했다.
또 "지난해 3월 발표된 아이패드2 수준에 크기만 줄였다", "기존 7인치 모델보다 가격만 비싸다" 등의 반응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패드 미니에서는 혁신적인 부분을 찾기 힘들다.
이에 앞서 신제품 스마트폰 아이폰5를 출시하면서도 휴대폰을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최적의 크기는 3.5인치라는 잡스의 방침을 따라 아이폰을 항상 같은 크기로 유지해왔던 애플은 경쟁사들이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를 4인치 이상으로 점차 키우자 아이폰5의 크기도 4인치로 확대하는 등 달라진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잡스가 '혁신'을 강조하면서 1년 동안 심사숙고해 '혁신적인' 신제품 하나를 출시했다면, 팀 쿡은 시장 트렌드를 제품에 속속 반영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계속 신제품을 선보이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혁신가(innovator)'라면 팀 쿡은 '마케터(marketer)'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