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전셋값이 한 주에 1000만원 이상 이상 폭등하고 있지만 주택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전세값이 최고 5000만원까지 오르며 미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지난 12~19일 서울에서 전세가격이 1000만원 이상 오른 77개 주택형(아파트) 가운데 35%의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국민은행의 9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평균 전세가율은 53.3%로 한강 이남 11개구 51.4%, 이북 14개구가 55.6%다.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집값은 내리막, 전셋값은 오르막을 타는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그마나 서울 전세가율은 지난 2011년 3월(46.4%) 이후 꾸준히 상승해서 50%를 넘어선 상황이다.
한주만에 1000만원씩 오를 정도로 과열된 전세가가 아직도 매매가의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은 그만큼 집값이 비싸다는 뜻이다.
전세가가 급등했지만 전세가율은 50%를 밑도는 주택형은 총 77개이며, 지역별로는 강남구와 용산구가 각각 10개, 9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아파트 공급면적 191㎡의 전세가격은 최근 1주일새 2000만원 오른 6억5000만원에 달하지만 매매가격은 18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35%에 불과했다.
또 용산구 이촌동 '한강푸르지오' 아파트 공급면적 161㎡ 역시 5억원이었던 전셋값이 5억1500만원으로 1500만원이나 올랐지만 매매가 12억원에 비하면 43% 수준이다.
그밖에 영등포구 대림동 한신 1·2차,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아파트 등도 전세가율이 낮은 편이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연구소장은 "집값이 빠졌다고 해도 여전히 비싸 전세의 매매 전환이 쉽지 않다"면서 "더 떨어질까봐 안 사는 사람도 있지만 더 떨어지지 않으면 못사는 사람도 많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