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올해 출범한 NH농협 생명·손해보험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보험 형제'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시장 점유율이 동반 하락하고 업계 2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화·교보생명과 현대해상·동부화재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는 등 생보·손보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1분기(4~6월)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5조6955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23.22%를 차지했다.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이기는 하지만 2011회계연도 1분기의 26.85%에 비해서는 3.63% 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1990년대 시장 점유율 40%를 넘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던 위상을 감안하면 예전의 위용을 거의 잃어버린 셈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보험영업과 자산 영업이익 등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후발 주자들에게 계속해서 많은 영역을 내주고 있다.
업계 2,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점유율도 11.44%와 11.13%로 전년 동기 대비 1.84% 포인트, 1.47% 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생보업계 2위 그룹의 격차가 0.3% 포인트로 좁혀진 것은 역대 처음이어서 2위 싸움도 앞으로 볼만해지게 됐다.
생보업계 빅3의 시장점유율도 이 기간 52.73%에서 45.79%로 6.94% 포인트나 급감했다.
이 같은 빅3의 점유율 추락은 생보 시장에 뛰어든 농협생명이 올 1분기에만 6.94%를 점유, 시장 진입 3개월 만에 업계 4위로 치고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농협생명의 생보 시장 진입으로 판도가 바뀌고 있다"면서 "농협이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면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2위 자리를 놓고 박빙의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됐다"고 전했다.
손보업계도 비슷한 양상으로, 1위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화재의 2012회계연도 보유보험료는 3조8501억원으로 점유율 26.92%를 기록, 전년 동기의 28.14%보다 1.22%포인트나 떨어졌다.
삼성화재는 최근 비상 경영을 선포하며 영업라인 등을 강화하고 있으나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해상도 이 기간 시장 점유율이 15.78%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1% 줄었다.
반면 동부화재는 이 기간 점유율을 15.74%까지 끌어올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의 점유율 격차가 0.04% 포인트로 좁혀졌다. 사실상 두 회사의 격차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손보업계 빅3 진입을 노리는 LIG손해보험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올 1분기 시장 점유율이 14.27%로 전년 동기 대비 0.7% 포인트나 증가했다.
NH농협손보는 소규모로 시작했으나 올 1분기에만 시장을 2.61% 잠식, 자동차보험 사업까지 손대면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