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LIG건설의 19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과 관련, 구자원 LIG 그룹 회장이 피해를 본 일반 투자자들에게 사과하고 손해를 배상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구 회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합정동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통해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는 원인이나 잘잘못을 떠나 저의 부덕의 소치"라면서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서민 투자자 여러분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신속히 검토해 구체적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LIG 인사·지원업무 담당 이제훈 이사는 구체적 방안과 관련해 "서민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배상을) 준비하려 한다"며 "(구 회장의) 사재 출연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IG그룹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연내에 투자자들과 언론에 발표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검찰 수사 이전에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생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너무 당황해서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답했다.
배석한 LIG넥스원 김규진 홍보 상무는 "어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까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법적 절차 중에 이런 발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IG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부터 LIG건설의 재무상태가 나빠져 상환능력이 없고 지난해 2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LIG건설 명의로 총 1894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성 CP 발행에 따른 피해자는 757명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오너 일가가 계열사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CP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 지난 25일 구 회장의 아들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오춘석 ㈜LIG 대표이사, 정종오 전 LIG건설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상무는 구 회장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결정하면서 "때늦은 감이 있다. 회한과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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