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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광화문·사당역·신대방 등 상습침수지역 원인은 포장도로·건물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장마철이나 집중호우 때 침수 피해가 빈발한 '상습침수지역' 서울 강남역·광화문·사당역·신대방 일대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율과 시가화 면적 비율이 높은 데 반해 녹지 비율은 낮아 침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지역의 포장도로와 건물이 침수 원인인 셈이다.

31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2010년 9월말과 지난해 7월말 시내 상습 침수구역 34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 지역의 불투수율과 시가화면적 비율이 서울시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녹지 및 오픈공간 비율은 시 전체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상습침수지역 34곳을 ▲상업업무지 비율이 높은 강남역·광화문 일대(강남·종로1) ▲하천변 또는 저지대에 자리한 사당역·신대방 부근(동작1·영등포) ▲단독주택 비율이 높은 마포 합정·망원동과 구로 개봉동 일대 등으로 분류했다.

불투수율은 단독주택이 많은 마포 합정·망원동과 구로 개봉동 일대에서 서울시 평균(47.7%)의 배에 달하는 95.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강남역과 광화문 일대(86.7%), 사당역·신대방 부근(90.1%)도 불투수율이 높았다.

신상영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연구위원은 "마포·구로 일대의 평균불투수율이 특히 높은 이유는 마당이 넓은 집보다는 한 주택에 여러 가구가 밀집해 있는 다세대주택이 대부분 이 지역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가화 면적 비율도 침수 가능성과 정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화 면적 비율은 마포·구로 일대가 100%, 사당역·신대방 부근이 99.3%, 강남역·광화문 일대가 98.1% 등 세 지역 모두 서울시 평균 59.1%보다 크게 높았다.

반면 녹지 비율은 마포·구로 일대가 0.1%, 사당역·신대방 부근이 0.6%, 광화문·강남역 일대가 1.7%로 나타나 서울시 전체 평균인 30.9%에 비해 훨씬 낮았다.

신 위원은 "불투수율이 도시 전반적으로 높은데다 강남역, 사당역 등 상습침수지역은 특히 더 높아 하수도에 부담을 준다"며 "개발경제 시대에 급격한 도시화로 마구잡이식 개발을 한 것이 현재 침수 피해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