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은행들이 학력과 결혼여부, 거주지, 나이 등을 이유로 신용평가 절차에서 고객을 차별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을 어긴다고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 같은 규정이 어느 정도의 구속력을 가질 지는 미지수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전날 사원은행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불합리한 차별행위 금지 모범규준'을 채택했다.
규준에 따르면, 최근 '학력차별 대출'로 논란이 됐던 은행들은 학력정보를 이유로 은행거래에서 차별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학력수준과 부도확률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것이라면 은행이 이를 근거로 대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 고객의 결혼 여부와 성별, 나이, 출신 국가도 신용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된다.
은행들은 아울러 불합리한 차별행위가 적발될 경우에 대비해 시정 절차와 피해구제에 필요한 기준도 내규에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상품이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설계된 경우나 현존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잠정적으로 고객을 우대하는 경우는 차별행위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모범규준을 어기더라도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 규준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구속력을 미지수다.
금융권에서는 사원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규준인 만큼 어느 정도 구속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는 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후 불합리한 행위에 대한 제재를 할 때 이번에 만든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번에 채택한 모범규준에 따라 연말까지 신용평가모형과 약관, 상품설명서 등을 고쳐 실무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