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새희망홀씨론·햇살론 등 서민전용 대출상품, 대부업체로 눈돌리는 고신용자로 확대해야"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경기침체로 대출이 어려워진 고(高)신용 가계가 대부업 대출로 눈을 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신용도가 낮은 서민 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론, 햇살론 등의 신용등급 제한 요건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1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최근의 대부업 가계대출 동향'에서 2011년말 현재 국내 등록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은 8조7000억원으로 2007년 9월말에 비해 4조6000억원(112.2%) 증가했고, 같은 기간 대부업체 이용자 수는 252만명으로 182.4%나 불어났다고 밝혔다.

또 2008년 이후 2011년까지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은 높아도 10%를 넘지 않았던데 비해 대부업 가계대출 증가율은 10∼30%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신용도가 양호한 1∼6등급 가계의 대부업체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취급액을 기준으로 대부업체의 1∼6등급 대출자에 대한 대출비중은 2012년 상반기 중 41.9%로 2010년(32.2%)과 2011년(34.6%)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특히 햇살론 등 서민금융지원제도의 이용이 제한되는 1∼5등급 차주의 대출비중도 2012년 상반기 중 13.0%에 달했다.

이는 신용등급이 높더라도 정기소득이 없어 제도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2012년 1∼3월 19개 국내 대형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38.5%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업체들이 신용등급이 양호한 대출자에게도 법정 최고금리(39%)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대부업체 이용자 가운데 상당수가 고금리의 상호저축은행을 동시에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라고 지적했다.

대부업 대출자 가운데 저축은행 이용자는 2007년말 26.3%에서 2011년말 29.4%로 높아졌고, 저축은행 대출자 가운데 대부업체 동시 이용자도 같은 기간 22%에서 34.1%로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신용도가 높은 가계의 대부업체 이용이 늘어나고 있어 가계부채 부실이 심화할 우려가 높다"면서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 위주로 설계된 서민금융지원제도의 신용등급 제한을 폐지해 고신용자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