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12배 넘어
농촌지역의 `부의 양극화' 현상이 도시지역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황주홍(민주통합당) 의원이 1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08년 상위 20%의 농가 소득은 7천60만원으로 하위 20% 소득(822만원)의 8.6배였다. 이 격차는 2009년 8.9배, 2010년 9.7배에 이어 작년에는 무려 12.3배로 커졌다.
지난해 상위 20%의 소득이 7천462만원까지 늘어났지만 하위 20%의 소득은 609만원으로 형편없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상위 20~40%의 소득도 같은 기간 3천451만원에서 3천608만원으로 늘었지만 나머지 계층은 모두 감소했다. 상위 계층이 부를 독식하는 `부의 집중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농촌지역의 양극화는 도시보다 훨씬 심한 상황이다.
2008년 도시지역의 상위 20% 소득은 8천173만원으로 하위 20%(1천371만원)의 6.0배였다. 이 격차가 지난해에는 5.9배로 줄어 소득 양극화가 다소나마 개선됐다.
이는 도시지역 상위 20%의 소득이 지난해 8천932만원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하위 20%의 소득도 1천519만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도시지역에서는 이 기간 전 계층의 소득 증가가 있었다.
황 의원은 정부가 농업의 대형화ㆍ기업화만 외치면서 중소농가 소득의 증가를 외면한 결과 도시지역보다 더 심각한 부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농업 생산성만을 중시한 결과 식량 안보에 직결되는 농가 경영은 파탄에 이르렀다"며 "소득 보전과 농촌지역 복지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정은미 연구위원은 "전체 농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 농가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직거래 확대, 농산물 가공 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을 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