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복지예산 확충도 진통 예고
여야가 31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확대를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불필요한 예산을 대폭 줄이고 서민 예산을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정치권과 정부의 기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종합정책질의 첫날인 이날부터 경기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은 정책질의를 통해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새해 예산안의 방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와 같은 경제 침체기에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강조돼야 하지만 서민경제 지원 예산이 일부 부족하다는 판단"이라며 "내년도 경제 전망을 면밀히 검토해 재정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올해 예산심사에서는 역대 최대폭 삭감하는게 목표"라며 "재정건정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정부 예산안에서 불필요한 항목을 대폭 삭감하고 경제위기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현 단계에서 재정지출 확대가 재정건전성 악화만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지출을 늘려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확신이 서면 다행이지만 일본을 보면 1990년대 초 불황국면에 지출을 확대했으나 경제가 별로 활성화되지 않고 재정만 악화됐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위기가 5∼6년 지속된다고 보면 그때마다 재정을 동원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복지예산 편성을 놓고도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는 대선을 목전에 두고 중도층ㆍ서민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복지예산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은 이날 4ㆍ11총선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10개 복지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산편성이 미흡하다면서 관련 예산을 1조∼1조5천억원 증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민주당도 복지예산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내달 2일까지 종합정책질의를 한 뒤 다음 주에는 나흘간 비경제부처ㆍ경제부처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내달 12일부터 17일까지 예산결산심사소위를 가동하고 나서 같은달 2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