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협동조합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스테파노 자마니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협동조합이 한국의 경제민주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마니 교수는 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세계협동조합의 흐름'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의 대선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내세우는 것은 한국 정치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면서 협동조합이 태생부터 민주적인 조직인 만큼 한국이 경제민주화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협동조합의 핵심으로 `인간다움'을 꼽았다. 일반 기업은 효율성을 위해 근로자를 동물처럼 취급하기도 하지만 협동조합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한다는 이유에서다.
자마니 교수는 도 협동조합이 청년 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선 청년 실업이 굉장히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협동조합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도 이탈리아 북부의 협동조합 밀집지역인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은 실업률이 매우 낮은 점도 소개했다. 현재 이탈리아 전체의 실업률은 9%에 달하지만 에밀리아 로마냐의 실업률은 3%를 밑돈다.
그는 "직장협동조합은 가족공동체와 비슷해서 해고라는 정책이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며 "다섯 명의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의 형편이 어려워지면 나머지 네 사람이 씀씀이를 줄여서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협동조합 형태가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했다.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도산위기에 처했다가 주식회사 형태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며 회생했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의 전속 출판사로 알려진 노튼 출판사도 조직 형태를 협동조합으로 바꾸며 파산 위기에서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