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자체 개발한 AP를 자사의 신제품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스마트폰용 AP를 직접 개발하는 제조사는 삼성전자뿐이었다.
2일 휴대전화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쯤 자체 AP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며 "자사 제품에 우선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AP 설계만 담당하고 대만의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 생산하는 방식을 택할 계획이다. 퀄컴, 애플도 이 같은 방식으로 AP를 만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개발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옵티머스G’의 후속 기종에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TV에는 이미 자체 개발한 AP를 탑재하고 있지만 자사 스마트폰에는 그동안 퀄컴의 AP ‘스냅드래곤’과 엔비디아의 ‘테그라’를 사용해왔다. 지난달 출시된 옵티머스G의 경우, 퀄컴의 AP '스냅드래곤'을 장착했다.
LG전자가 독자 AP 개발에 나선 이유는 자사 스마트폰 제품에 AP를 더욱 최적화해 제품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자사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칩셋을 만들어 제품 성능을 끌어올려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뒤지고 있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
LG전자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AP를 탑재할 경우 스마트폰 구동 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지속적으로 자체 AP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 출시를 위한 준비와 포석도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ARM사(社) 기반 중앙처리장치(CPU)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는 영국 기반 글로벌 비영리 협회 리나로(LINARO)는 최근 LG전자가 협회에 새롭게 가입했다고 밝혔다.
ARM은 1990년 설계된 반도체 회사로 전 세계 휴대전화 CPU의 90%가 이 회사의 기술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CPU의 핵심인 코어 부분에 적용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RM과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 등 모바일 관련 글로벌 IT 기업들의 모임인 리나로에 가입하면 이 협회의 최신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하게 돼 신규 기술을 관리 감독할 수 있다.
LG전자는 약 100여명으로 구성된 리나로 공동 기술개발팀에 자사 연구원을 보내고 리나로 내 기술위원회(TSC)의 위원사도 맡기로 했다.
조지 그레이(George Grey) 리나로 최고경영자(CEO)는 "LG전자가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LG전자와 긴밀하게 협력해 ARM 기반 제품에 최적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