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금융당국이 `약탈적 대출'로 지목된 카드 리볼빙 서비스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카드론까지 문제 삼을 듯하자 일부 카드사가 카드론 금리인하에 나섰다. 카드론이란 카드사가 회원에게 신용도와 이용 실적에 맞춰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면서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연회비를 높이는 한편 고금리의 리볼빙 서비스로 고금리 장사를 하다 이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이제는 고금리의 카드론을 대폭 늘려 문제로 지적됐었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이 1조9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032억원)보다 4749억원 늘었으며,
카드 전체 매출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4.42%에서 올해 5.25%로 높아졌다.
삼성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올해 상반기 2조1천223억원으로 전년(2조17억원)에 비해 1천206억원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저신용 고객이 카드론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커 카드사들의 카드론 금리 인하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카드론 체계를 전면 개편해 오는 7일부터 최고·최저 금리를 일제히 내리기로 했다.
카드론의 일종인 이지론 금리는 기존 7.5~27.5%에서 7.5~27.3%, KB국민 가맹점론은 7.5~25.1%에서 7.5~24.6%, KB국민 우량직장인론은 7.1~16.7%에서 6.9~15.9%로 각각 낮춘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론만 평가하는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고객 평가가 정교해져 카드론 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카드론 금리를 조정하지 않으면서도 우량 회원을 중심으로 비교적 낮은 금리에 카드론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카드론 최고 금리 구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삼성카드의 카드론 금리는 7.9~24.9%, 하나SK카드는 6.9~26.9%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감시 눈초리가 리볼빙, 현금서비스에 이어 카드론으로 옮아가고 있어 카드사들이 자발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