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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구직도 않는 '비경제활동' 20대 비율 25년만에 최고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일도 하지 않고 일자리도 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20대 비율이 2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 경기침체의 후폭풍이 고용 취약층인 청년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구직을 포기하고 취업준비 같은 이른바 `스펙 쌓기'로 전환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경제활동(비경) 비율은 해당 연령대 인구 중 통학(학생)이나 취업준비, 육아, 가사, 쉬었음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의 비중으로, 100에서 경제활동(취업자+실업자) 참가율을 뺀 수치와 같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20대 연령층의 비(非)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나 오른 38.4%였다.

이는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구직기간 4주 기준으로 한 1999년 6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 구직기간 1주 기준으로는 38.7%로, 1988년 2월(38.7%) 이후 24년 7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20대 비경제활동 인구(이하 구직기간 4주 기준)는 8월에 7만5000명 증가하며 17개월간의 감소세를 마감한 데 이어 9월에 238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6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 비율은 9월 기준으로 2007년 36.5%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37.3%로 올라선 이후 2009년 37.4%, 2010년 37.8%, 2011년 37.7% 등으로 경기 회복에도 계속해서 개선되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과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경기가 나빠지자 38%대로 올라섰다.

특히 20대 후반의 비경제활동 비율은 지난 9월 26.9%로 지난해 같은 달의 25.1%에서 무려 1.8%포인트 뛰어오르며 3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는 20대 초반이 같은 시기 54.3%에서 52.1%로 2.2%포인트나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한국경제의 일자리 창출력 저하, 청년층의 학력 인플레이션, 기업의 경력직 선호 추세 등 20대 고용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경기 요인까지 가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며 20대 후반 연령대를 중심으로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고 있다"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20대 가운데서 구직을 포기하고 취업준비 같은 이른바 `스펙 쌓기'로 전환하고 있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대 비경제활동 인구의 활동상태는 육아(23만5000명)와 가사(11만2000명)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만8000명(-10.6%), 2000명(-1.8%) 줄어들었지만 취업준비(41만8000명)와 통학(126만5000명)은 각각 3만2000명(8.3%), 5만명(4.1%) 늘었다.

전체 비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육아가 작년 9월 11.3%에서 9.9%로 한자릿수로 하락한 반면 취업준비는 16.5%에서 17.5%로 올라 9월 기준으로 2008년(17.6%) 이후 가장 높았다.

한국고용정보원 박진희 부연구위원은 "경기가 나빠져 구직 실패로 비자발적으로 비경 인구화하거나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취업준비 등 자발적으로 비경 인구화하는 추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