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수현 기자] '국민생선'인 갈치가 어획량 감소로 인한 가격 고공행진으로 한우 가격까지 추월하면서 고등어와 오징어에 매출이 역전당해 국민생선 지위를 빼앗길 모양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생선 매출 중 비중이 가장 큰 갈치의 가격이 최근 3년간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기야 한우까지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격이 오른 탓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면서 갈치의 '국민 생선'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현재 이마트의 갈치 가격은 마리(300g)당 9800원으로 3년 전보다 26%가량 올랐다. 이는 100g단위로 환산하면 3270원으로, 한우 불고기(3200원)보다 비싸다.
갈치 가격(100g당)은 지속적으로 뛰어 2009년 2600원에서 이듬해 2800원으로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2930원에 판매됐다.
이에 비해 한우 불고기는 최근 3년간 3720~3200원을 오가며 가격이 13%가량 내렸다.
롯데마트에서도 3년전에 마리(240g) 당 2500원에 판매되던 갈치는 현재 4500원으로 80% 가까이 급등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도매 시세는 5㎏ 상품 기준으로 올해 12만5909원을 기록, 2009년(8만3500원)보다 50% 넘게 올랐다.
겨울에 유통되는 냉동 갈치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귀포 수협 경매 단가 기준으로 냉동 갈치(10㎏) 가격은 14만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5000원 더 올랐다.
이처럼 가격이 오르면서 갈치는 결국 '생선 매출 1위' 권좌를 빼앗기게 됐다.
롯데마트의 생선 매출 구성비를 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갈치·고등어·오징어가 차례로 1~3위를 차지했지만 올해(1~10월) 갈치는 3위로 두 계단이나 주저앉으며 고등어와 오징어에 역전을 당했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가격 급등에 불황이 겹치면서 갈치 판매가 많이 줄었다"며 "고등어와 오징어, 굴비와 꽁치 등 저가 생선의 공세에 당분간 맥을 못 출 것"이라고 말했다.
밥반찬으로 식탁에 자주 오르던 '국민생선' 갈치가 한우보다 비싼 수준으로 가격이 뛴 것은 줄어든 어획량이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해수 온도의 변화로 지난해 갈치 어획량은 전년보다 20% 감소했으며, 올해는 날씨까지 일찍 추워져 어획량이 지난해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갈치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어획량 감소와 유가 상승으로 갈치 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올 겨울 수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여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