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역량분산 조장…산림청, ‘오히려 잘된 일’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회장 고명호) 발기 인사들의 먹튀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의 ‘분별없는 예산지원’으로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지엽적인 시야에서의 지원이, 응집돼야 할 목재업계의 역량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은 올7월 처음 개최돼 내년 3월 두 번째 행사가 예고된 한국DIY가구공방협회 주최 ‘DIY&리폼 박람회’에 산림청 녹색자금이 지원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이미 일부 예산이 여기에 쓰였으며, 내년 행사에도 녹색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도 녹색자금 지원예산은 11월6일 현재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목재업계의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자는 취지에서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주최의 목재산업박람회가 출범한 상태에서, 이처럼 분야별로 흩어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특히 DIY협회는 총연합회가 태동할 때부터 적극 참여한 단체라는 점과, 산림청 또한 총연합회 결성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DIY박람회에 대한 별도의 예산지원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산림청은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입장이고 DIY협회는 ‘산림청 예산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밝히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산림청 목재생산과 관계자는 “(박람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12월에 열리는 목재산업박람회 참관하지 못한 국민이 3월에 DIY박람회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면서 “(박람회 지원은) 일반 국민들에게 목재를 알리기 위한 취지인데,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을 문제 삼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진경 회장은 또 “DIY박람회와 산림청 녹색자금은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녹색자금 신청도 박람회와 상관없는 체험교육에 대한 것이며, 내년도 예산지원 여부는 아직 결정도 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 회장은 “올해 7월 DIY박람회에서 산림청 녹색자금 체험교육 예산의 일부를 집행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고, “내년에도 예산지원이 확정되면 내년 3월 DIY박람회에서도 체혐교육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역시 “그렇다”고 답했다.
인천의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박람회에 볼 것이 있어야 ‘국민’들이 12월에도 가고 3월에도 가는 것 아니냐. 팔 물건도 없으면서 가게만 잔뜩 차려놓으면 손님이 잘도 오겠다”고 비꼬았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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