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치열한 영토싸움을 벌이고 있는 거대 유통그룹 롯데와 신세계가 파주와 인천에 이어 부산 상권을 두고 다시 부딪히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14일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조성 중인 '동부산 관광단지'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건립하기로 하고 부산도시공사와 업무협정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 아울렛은 2015년 개점 예정이며, 영업면적이 무려 5만3000㎡에 달해 현재 국내 프리미엄 아울렛 중 최대 규모가 된다.
롯데 측은 "아울렛 개점을 바탕으로 부산 경남 지역에서 유통 최강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 아울렛은 신세계백화점 센텀점과 내년 9월 기장군에서 개장할 예정인 신세계 아울렛의 중간에 있어 양측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해당 부지는 센텀점에서는 동쪽으로 8㎞, 신세계 아울렛에서는 남쪽으로 14㎞ 떨어진 곳이다.
신세계는 센턴점 개장과 아울렛 건립 외에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최근 인수하는 등 부산상권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터라 롯데의 아울렛 진출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둘러싸고 벌어진 양측의 갈등이 이번 일로 더 깊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 9월 신세계 백화점 인천점 일대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기로 하고 인천시와 약정을 체결하자 신세계는 인천시를 상대로 건물 처분 금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며 반발했다.
또 부산 아울렛 진출과 관련, 같은 상권을 둘러싼 아울렛 경쟁이라는 점에서 '파주 아울렛 전쟁'과 닮은 꼴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롯데쇼핑은 경기 파주시에 아울렛을 열기로 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와 협상 중이었으나 신세계가 먼저 해당 부지 매입 계약을 맺고 이듬해 3월 신세계 사이먼(옛 신세계첼시) 파주점을 열었다.
이에 당시 롯데 측은 "임대계약을 걸어놓은 땅을 신세계가 빼앗았다.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신세계 측을 공격했다. 그리고 롯데는 결국 5.8㎞ 떨어진 곳에 아울렛을 개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