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저축은행은 19곳 가운데 15곳(약 80%)이 올해 하반기에 적자를 내고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크게 나빠져 연내 저축은행 추가 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저축은행과 신라저축은행 등은 BIS 비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를 받았다. 또 더블유저축은행은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상태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분기 실적을 공시하는 19개 저축은행 가운데 15개 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회계연도 기준 1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HK·동부·골든브릿지·공평 등 4개 저축은행은 흑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흑자 규모는 10억~30억원대의 소규모에 그쳤다.
이에 따라 1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2998억원에 달했다.
특히 모기업 웅진그룹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서울저축은행이 614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컸고, 신라저축은행도 5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최근 예금보험공사와 함께 이들 저축은행을 검사하고 대주주에 증자 등을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만간 해당 저축은행의 증자 결과 등을 확인해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회사에 대한 정상화 조치)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예보가 관리하고 있는 경기(391억원), 진흥(366억원), 영남(65억원) 등 영업정지된 옛 한국저축은행의 계열사도 모두 적자를 나타냈다.
현대(249억원), 현대스위스(249억원), 더블유(194억원), 현대스위스2(130억원), 푸른(117억원) 등도 적자 규모가 컸다.
또 건전성을 보여주는 BIS 비율은 19개 가운데 16개 저축은행이 3개월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1.6%에서 -5.5%로 7.1%포인트 급락했고, 신라저축은행도 -0.3%에서 -6.1%로 크게 나빠졌다.
진흥(-12.0%), 경기(-6.8%), 더블유(-4.1%) 등 3개 저축은행도 BIS 비율이 마이너스이고, 현대스위스(1.8%), 영남(2.0%)은 BIS 비율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감독기준인 5%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영업정지될 수도 있다.
현대스위스 관계자는 "현재 일본 금융회사 SBI(Strategic Business Investment)와 증자를 협의 중"이라며 "증자가 이뤄지면 BIS 비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5.5%), 현대스위스2(6.2%), 호남솔로몬(6.5%), 부산솔로몬(8.9%), 신민(7.1%), 현대(7.2%) 등 6개 저축은행 역시 BIS 비율이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은 9월 말 BIS 비율이 0.7%에 불과해 최근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BIS 비율은 10월 말 기준으로도 6.0%에 머물렀다.
이처럼 저축은행 업계의 경영 상태가 하반기 들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안에 추가로 문을 닫는 저축은행이 나올 공산도 커졌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도 지난 8일 "연내 추가로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블유저축은행(194억원 적자, BIS 비율 -4.1%)은 부실 우려가 심각해 금융위원회가 이달 초 적기시정조치 가운데 가장 강도가 센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금융당국은 되도록 주말을 껴 저축은행을 영업정지하고 곧바로 예보의 가교저축은행(부실 저축은행 인수 기관)에 넘겨 예금자 피해와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