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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속이고 화공약품 처리한 '중국산 샥스핀' 호텔중식당 유통돼

[재경일보 박수현 기자] 고급 중식요리의 재료로 사용되는 중국산 샥스핀(상어 지느러미)을 홍콩·인도네시아 산으로 원산지를 속이고 중량도 늘려 서울의 유명 호텔에 공급한 식품제조업체 대표가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조상철 부장검사)는 원산지를 속이고 중량을 늘린 샥스핀을 판매한 혐의(대외무역법 위반 등)로 수입업자이자 I식품제조업체 대표인 홍모(55)씨와 해당 업체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2005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중국에서 가공한 냉동샥스핀 8만1648㎏를 수입해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원산지를 홍콩이나 인도네시아산으로 허위로 표시한 뒤 국내 특급호텔 중식당 등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는 불량 샥스핀을 판매하면서 거래를 유지하고 하자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2009년 9월 서울시내 L특급호텔 중식당 주방장에게 현금 500만원을 주는 등 22차례에 걸쳐 2894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홍씨는 홍콩의 Y사로부터 수입하는 샥스핀이 중국 광둥성에 소재한 가공공장에서 건조, 진공포장 등의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내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중국산보다 홍콩이나 인도네시아산 샥스핀이 더 높은 가격에 유통되는 점을 고려해 원산지를 둔갑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공장에서는 샥스핀에 화공약품을 처리해 부피를 부풀리고 이른바 '물 코팅'(일명 글레이징)을 한 뒤 급속 냉동시켜 제품 표면에 수분을 얼어붙게 하는 방식으로 15㎏짜리 샥스핀을 20㎏으로 늘렸다.

냉동 샥스핀을 해동하면 실제 무게는 700~800g에 불과했지만 홍씨는 마치 중량이 1㎏인 것처럼 속였다.

홍씨는 이렇게 중량이 늘어난 샥스핀 8만1540㎏을 판매했다.

홍씨는 유통기한이 지난 샥스핀의 제조일자를 조작해 호텔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한국관광용품센터(KTSC) 등에 판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