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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호황기 능가 실적에 '함박웃음'… 손보사는 10년만 최악 '울상'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보험업계에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생보사는 상반기 예상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둬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손보사는 최악의 성적표를 들고 한숨을 짓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상반기(4~9월) 14개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35조2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9조8393억원)나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조2796억원으로 52.67%(7861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3012억원으로 40.2%(3729억원) 폭증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생보업계 호황기를 능가할 정도다. 부동산 가치 하락과 주식 시장 침체 등으로 경영 위기에 처할 정도라는 말은 엄살이 되고 말았다.

특히 IBK연금은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06.3%나 늘었다. 또 흥국생명(72.3%), 삼성생명(56.8%), 한화생명(43.6%), 동양생명(42.2%)도 만족스러운 증가율을 손에 들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에 워낙 실적이 좋지 않아 올해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좋게 보인 면도 있다"면서 "세법 개정으로 즉시 연금이 갑자기 몰린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도입한 마일리지 자동차보험, 서민형 자동차보험과 상반기 자동차보험료 인하, 각종 자연재해, 실손보험 등에서 타격을 입은 데다 경기 침체까지 맞물린 손보사는 상반기에 대부분의 손보사가 보험 영업에서 적자를 내는 등 10여 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냈다.

12개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는 28조6685억원으로 16.5% 느는데 그쳤고 영업이익(1조5551억원)과 순이익(341억원)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9%, 2.9% 감소했다.

에르고다음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8.5%나 급감했고, 롯데손해보험(-128.6%)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이카다이렉트(-22.0%), 한화손해보험(-10.9%), 메리츠화재(-9.9%)도 감소폭이 컸다.

'빅4' 중에서도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과 현대해상의 순이익이 각각 9.7%, 4.6% 감소했다. LIG손해보험과 동부화재만 각각 31.3%와 9.7% 증가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올여름 자연재해 등으로 손실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겨울철 사고가 급증하고 자산운용 이익률마저 4% 초반대까지 떨어져 2012회계연도에 경영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보험 영업 부문 적자는 삼성화재가 560억원, LIG손해보험이 380억원, 메리츠화재가 184억원이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좋지 못해 손보사 실적이 저조했다"면서 "경기 악화로 하반기에도 비상 경영이 예상되는데 금융 당국이 자꾸 경영 규제를 남발해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