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가 부진한 탓에 안전한 수익성을 자랑하던 K200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200 인덱스펀드 중 약 85%의 상품이 최근 6개월 수익률이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보다 부진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코스피200지수의 6개월간 수익률은 -2.48%였는데, 같은 기간 운용 순자산이 10억원 이상인 K200 인덱스펀드 82개 가운데 70개 상품(85.4%)의 수익률이 -2.48%를 밑돌았다.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코스피200지수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보인 K200 인덱스펀드 상품은 고작 12개(14.6%)에 그친 것이다.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나빴던 상품은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프런티어인덱스플러스α 제S-1호[주식-파생]C 1'로, 수익률이 -7.04%였다.
'NH-CA프리미어인덱스 1[주식-파생]Class A'와 '삼성인덱스플러스 1[주식-파생](C 1)', '한국투자인덱스 (주식-파생)'도 각각 -4.78%, -4.62%, -3.92%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K200 인덱스펀드의 월별 성과도 최근 몇 년 내 가장 저조하다.
올해 들어 11월(11월은 15일까지)까지의 월별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월별 수익률이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을 밑돈 경우가 무려 8개월에 달했다. 고작 3개월만 수익률이 더 좋았던 셈이다.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K200 인덱스펀드의 월별 수익률이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보다 못한 경우는 12개월 중 평균 5개월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하반기 성적이 안 좋아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K200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코스피200지수 수익률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K200 인덱스펀드의 성과가 떨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대형주의 부진을 꼽았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200 인덱스펀드의 포트폴리오 200개 중 약 150개 종목은 대형주, 나머지는 소형주로 구성된다"며 "비중을 고려할 때 요즘처럼 대형주가 부진하고 중소형주가 잘 나가면 인덱스펀드의 성과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로인 이은경 연구원은 "인덱스펀드는 전기·전자(IT), 자동차, 화학 등 경기민감업종 중심의 대형주로 구성되므로 요즘과 같은 장 분위기보다는 주가가 상승추세로 접어든 국면에서 투자하는 것이 수익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