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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종 흡연율 일부 역전… "화이트칼라가 블루칼라보다 담배 더 피워"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국내에서 일부 화이트칼라 업종이 블루칼라보다 담배를 더 많이 피우는 '흡연율 역전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이트칼라의 범주에 들어가는 서비스·판매직의 흡연율이 블루칼라 직종인 기능원·장치기계조작·조립종사자나 단순 노무자보다도 더 높게 나타난 것.

특히 국내 19~34세의 청장년층 가운데 서비스·판매직의 흡연율은 관리·전문직의 곱절 이상으로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김성렬 교수팀은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흡연상태 여부와 생체시료를 제공한 9283명의 표본 자료를 대상으로 직업군별 흡연율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19~34세 성인 남성의 직종별 단순 흡연율은 서비스·판매직이 62.6%로 기능원·장치기계조작·조립종사자(62.2%)나 단순 노무자(50.9%)보다 비슷하거나 높았다.

반면 관리·전문직의 흡연율은 48%로 가장 낮았으며, 사무직종사자는 50.7%의 흡연율을 보였다.

19~34세 여성은 이 같은 양상이 더욱 두드러져 여성 서비스·판매직의 단순 흡연율은 23%로, 관리·전문직(6.5%), 사무직(11.7%), 기능원·장치기계조작·조립종사자(9.5%), 단순 노무자(16.7%) 등에 비해 최고 3배 이상 월등히 높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통계치에 소득수준, 결혼유무 등을 고려한 보정 흡연율을 비교 조사한 결과, 19~34세 서비스·판매직의 흡연율이 전문직 대비 남성은 2배, 여성은 3.8배 가량 각각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35~64세의 중장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의 김준형 연구원은 "이런 흡연양상을 볼 때 특정 직군에서는 맞춤형 직장 단체 금연 정책 및 직종별 금연 프로그램의 개설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중·소형 서비스 및 판매직 관련 직장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의 개설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성렬 교수는 "통상 외국에서는 연령대 구분없이 화이트칼라보다는 블루칼라 직종의 사람들이 흡연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이번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젊은 19~34세의 성인들 사이에서 흡연이 블루칼라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19~34세 성인 중에서도 서비스직이나 판매직 종사자들을 위한 직장 금연 정책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아태 공중보건저널(Asia-Pacific Journal of Public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