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그리스 채권단 '트로이카'는 27일 그리스 구제금융 3차분 437억 유로(약 61조5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IMF·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12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이날 새벽 구제금융 3차분을 내달 13일 한꺼번에 그리스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로 예정됐던 구제금융 3차분 지급이 수개월 동안 지연되면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던 그리스는 3차분을 수혈받을 수 있게 돼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이들은 또 구제금융 4차분을 그리스가 세제개편 등 개혁 조치를 실행하는 조건으로 내년 3월 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리스의 국가 채무 부담도 오는 2020년까지 총 400억 유로(약 56조3천억원) 이상 감축해주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그리스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리고, 그리스가 기존에 발행한 국채를 낮은 가격에 재매입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와 함께 그리스 국가 채무 감축 목표를 오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24%로, 기존 목표 120%보다 소폭 완화하는 데도 합의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번 결정으로 확실히 유럽과 그리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신뢰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그리스 부채 문제를 지속 가능한 경로로 이끌기 위해 유로존의 파트너들이 필요한 조치를 확실히 취하기를 희망해왔다"며 이러한 바람이 "달성됐다고 이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