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경영난을 호소해온 카드업계의 올해 가맹점 수수료가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온갖 엄살을 부리면서 부가서비스 혜택을 대폭 줄이고 연회비를 인상해온 카드업계에 대한 비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카드 모집 비용은 대폭 늘린 탓에 올해 8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자구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는 4조4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조956억원보다 3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해 8조5692억원을 훨씬 초과한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는 카드로 물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65%를 넘어서는 등 카드 결제가 생활화한 덕이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가 9171억원, KB국민카드는 6539억원, 현대카드는 5766억원, 삼성카드는 5415억원, 롯데카드는 3118억원, 하나SK카드는 1781억원으로 사별로 최소 40억원에서 최대 400억원 이상 늘었다.
`약탈적 대출'이라는 비판으로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선 카드론 수익도 올 상반기에 1조3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80억원을 넘어섰다.
카드사들은 이처럼 가맹점 수수료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천억 원씩 들어온 가맹점 수수료를 단기 자금으로 융통해 파생 수익을 내고 있어 수수료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도 확대될 개연성이 크다.
카드사들은 또 최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불가피해지자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와 SK텔레콤 등 통신사에 수수료를 최대 30%까지 올려받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은 가장 줄여야 할 사업비인 카드 모집비용은 오히려 늘여 경영 효율을 추구하겠다는 카드사들의 공언은 거짓으로 입증됐다.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모집 비용은 40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66억원보다 200여억원 증가했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8000억원은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별로는 하나SK카드만 2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억원 줄었을 뿐 신한카드(749억원), KB국민카드(975억원), 삼성카드(849억원), 롯데카드(481억원), 현대카드(794억원)는 모두 늘었다. 현대카드는 이 기간 무려 100억원 가량 급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자체로는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지만 이 돈을 바탕으로 신용대출 사업 등을 하므로 버릴 수 없는 시장"이라면서 "카드 모집 비용의 폐해는 우리도 잘 알고 있어 점차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